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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 12. 6. 03:51 - rockchalk

MLB 약물 파동

한국에서 수능파문이, 미국에서는 약물파동이 일었다. MLB에서 Barry Bonds와 Jason Giambi등이 연루됐고 시드니 올림픽의 여왕 Marion Jones도 휘말렸다. 그동안 MLB 선수들 사이의 약물복용문제는 널리 문제제기됐었다. 특히 Houston과 San Diego 등지에서 3루수로 활약했던 Ken Camaniti가 자신이 현역시절 스테로이드를 복용했다고 해 파문을 일으켰던 때가 정점을 이뤘다. 96년 National League MVP였던 Caminiti는 올해 10월 10일 약물과다복용으로 사망했다. Jason Giambi와 Barry Bonds가 최근에 자백하기 이전부터 많은 팬들은 이미 약물복용을 기정사실화했다.

Barry Bonds는 재판에서 자신은 금지약물이라는 사실을 모른 채 복용했다고 한다. 이 말은 지나가는 개도 안 믿는다. 내가 몸으로 밥벌이 하는 사람이고 그것도 내 몸 여하에 따라서 수백만불을 벌 수 있는데 트레이너가 내 몸에 무엇을 주입하는 지 몰랐다는 것을 말이 안된다. 특히 Barry Bonds와 같이 치밀하고 완벽주의적인 성격의 소유자는 더욱 그렇다.

그러한 사실 여부는 둘째치고라도 이제 그의 기록은 거의 무용지물이 됐다. 물론 이번 일로 명예의 전당에 오르지 못하는 사태는 없을 것이다. 그러나 그가 최근 몇년간 보였던 전설적인 활약이나 앞으로 깰 홈런기록은 팬들의 가슴 속에서는 인정받지 못할 것이다. 기록책에는 최다 홈런 등 각종 기록 옆에 Bonds의 이름이 올라가겠지만 팬들의 가슴에는 절대 못 오를 것이다. 기록책에도 따로 각주를 통해 스테로이드 복용자였음을 밝히자는 사람들도 많다.

물론 본즈야 팬들이 뭐라고 하든 지 신경쓸 인물은 아니다.

이것이 앞으로 야구에 어떠한 영향을 미칠 것인지에 대해서도 여러가지 설이 나돌고 있다. 약물복용자가 줄어들면 공격기록이 하향세를 보일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대표적으로 약물복용이 수사 대상에 오르기 시작한 올해 홈런 수가 예년에 비해 많이 줄었다고 한다.

팬들은 어떤 반응을 보일까? 거의 모든 팬들은 냄비다. 팬들은 스포츠 선수들의 죄를 쉽게 잊어준다. 월드시리즈 파업 이후에도 팬들은 금세 야구를 용서했다. 팬들은 약물 파동을 야구 전체가 아니라 일부 선수들의 문제로 치부하는 걸로 봐서 야구 자체의 이미지에는 별로 손상이 안 갈 것으로 보인다.

수능부정이든 약물파동이든 무한경쟁의 기치를 내거는 신자유주의의 폐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