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ading
2005. 5. 22. 13:02 - rockchalk

구대성, 치고 달리기의 진수.




원래 스포츠에서 선수가 타영역을 넘나드는 무언가를 하면 더 즐거운 법이다. NCAA에서 Walk-on이 득점을 한다든가, 농구에서 키 작은 선수가 덩크를 한다든가 Manute Bol이 3점을 쏜다든가, NFL의 Flee Flicker나, 투수의 타격 등은 모습이 어색하기에 웃음을 자아낸다.

오늘 구대성이 평범한 투수도 아닌 명예의 전당에 헌액될 것이 확실한 Randy Johnson을 상대로 통쾌한 2루타를 뽑아냈다. 구대성은 타석 바깥쪽에서 서서 칠 의사가 없는 것처럼 서 있다가 의외로 공이 안쪽으로 들어오자 정확하게 맞춰서 전진수비하던 Bernie Williams 뒤로 큼지막한 타구를 날려버렸다. 그리고 바로 이어지는 예상치 못한 주루 플레이. 희생 번트에 2루에서 홈까지 들어왔다.

Mets 덕아웃은 구대성 때문에 난리가 났다. David Wright이 제일 신났다. 이처럼 흥겨운 장면은 한국에서 보기 드문 부러운 모습이다. 여러 선수들이 구대성 유니폼의 흙을 털어주거나 Doug Mientkiewicz가 수건으로 부채질해주는 등 즐겁게 야구하는 모습에서 팬인 나에게까지 전달돼 더 기분이 업된다.

구대성이 연속 삼진을 잡자 "Kooooooo"를 연호하는 Shea Stadium 관중들을 보며 Mets에서 하나의 아이콘으로 자리 잡았구나란 생각이 들었다. 미국에서는 스타뿐 아니라 조연급 선수들 일부에게도 열광적인 응원을 보내는 경우가 많다. 특히 이름에 "Mooooo"라는 발음이 들어가면 그런 경우가 많은데 구대성의 "Kooooo"도 그 반열에 올랐다.

중계진의 대화도 진짜 웃긴다. 지난 Cincinnati Reds전에서 타석 바깥 쪽에 완전히 붙어서 방망이 한 번 휘두르지 않고 삼진으로 물러난 구대성이 이번에도 타석 바깥 쪽에서 전혀 칠 의사를 보이지 않자..

해설자: 완전히 포기한 타석이다....

라고 말하는 중 구대성이 우중간으로 대형 타구를 날려보낸다.

캐스터 : 오우~~!!! 우중간으로 날려버렸습니다. 그 말 취소해라.

해설자 : 네가 날 (그 말 하도록) 유도했잖아!!! (억울...ㅠ.ㅠ)

캐스터 : 난 한 마디도 안했어.!! (시치미 뚝)


중계도 재밌고 정말 부럽다. 경기장 분위기를 전혀 전달하지 못하는 지리한 한국 중계와 비교해보시라.

한편 ESPNEWS에서는 Mr.Koo(구대성)에 L자를 붙여서 Mr.Kool 로 부를 것을 주장했다. 재밌기도 하지.



MLB.com 메인 화면을 장식한 구대성



관련글
2005-05-22 Koo sailing: Mets back Benson :: MLB.com
2005-05-22 구대성 랜디존슨 상대 2루타 치고 엽기적인 주루플레이 :: 디자인룩스
2005-05-22 He's someone to Koo about :: NY Daily News
2005-05-22 Sandbagger or Slugger? Only Koo Can Say for Sure :: NY Times
2005-05-22 KOO-RAZY! :: NY Post
2005-05-22 For Mets, An Unexpected Koo :: Hartford Courant
2005-05-22 Unlikely double, derring-do? Koo :: Newsday
2005-05-22 Stunning sequence puts life into series :: Newsda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