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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 2. 3. 02:52 - rockchalk

2009 NFL Super Bowl 감상평



Hines Ward의 소속팀으로 한국에도 어느 정도 알려진 Pittsburgh Steelers가 신데렐라 팀 Arizona Cardinals를 경기 종료 1분여를 넘겨놓고 빵 터진 Santonio Holmes의 극적인 역전 터치다운으로 구단 통산 6번째 슈퍼볼컵을 차지했다.

Kansas City Chiefs의 저조한 성적 탓에 올해 NFL 단 한 경기도 시청하지 않았지만

1.Arizona의 Offensive Coordinator인 Matt Haley의 Kansas City Chiefs 감독 내정설
2.Larry Fitzgerald의 플레이에 대한 끝없는 찬사에 대한 궁금증
3.역대 슈퍼볼 팀 중 최악의 정규시즌 성적으로 슈퍼볼에 진출한 Arizona Cardinals에 대한 호기심
4.Hines Ward에 대한 막연한 애정

때문에 시청하게 됐다.

생방송으로 보지는 못했지만 결과를 알지 못한 채 봤기 때문에 생중계의 느낌으로 볼 수 있어 더욱 좋았던 이번 슈퍼볼은...가히 역대 최고의 슈퍼볼 중 하나가 아니었나 싶다. Kansas Jayhawks가 우승했던 NCAA 남자 대학농구 토너먼트 결승전을 방불케하는 명승부였다.

명승부의 조건에는 양팀의 스타들이 맹활약할 것. 그리고 막판까지 결과를 알 수 없는 접전일 것이 있다. 오늘 경기는 두 가지 조건을 모두 완벽하게 충족시켰다.





경기 초반 기세는 Pittsburgh가 가져갔다. 첫 공격권에서 Steelers는 의문시되던 Arizona의 수비를 상대로 Ben Roethlisberger의 진두지휘하에 엔드존에 무혈입성했다. 7-0. 이후에도 Pittsburgh의 파상공세는 계속됐으나 Arizona의 Goal line 디펜스가 끈기있게 버텨주는 바람에 대량실점은 면했다.

Steelers가 주춤한 사이에 Arizona가 Kurt Warner의 터치다운 패스로 득점에 시동을 걸며 10-7로 따라잡았다. Arizona는 이후 Pittsburgh 엔드존의 면전까지 갔으나 Steelers의 디펜시브 엔드 James Harrison에게 전세를 완전히 뒤집는 인터셉션을 내주는 바람에 14-10으로 역전시키며 전반전을 마칠 수 있었던 것을 17-10으로 뒤진 상태로 전반전을 마쳤다. James Harrison의 100야드 인터셉션 리턴은 슈퍼볼 역사상 최장 플레이다.

Larry Fitzgerald의 64 yard Touchdown

팀의 기를 쏙 빼놓은 인터셉션 탓인지 Arizona는 후반전을 맥없이 시작했다. 전반적으로 플레이가 지지부진했고 공수에서 어이없는 페널티를 먹으며 자멸했다. Pittsburgh는 20-7로 13점차 리드를 갖고 4쿼터에 들어갔다.

4쿼터에서 Arizona는 다급해진듯 패싱 위주의 공격 템포를 빨리 가져가며 Pittsburgh의 철의 장막을 무너뜨리기 시작했다. Pittsburgh 세컨데리의 더블팀에 경기 내내 풀리지 않았던 Larry Fitzgerald가 수비의 구멍을 찾아내며 유린하기 시작했다. Fitzgerald는 경기 종료 2:37초전 64야드짜리 대형 터치다운을 성공시키며 팀에 첫 리드를 안겼다. Arizona는 슈퍼볼 역사상 최대 점수차 역전승을 거두는듯 했다.

그러나 Ben Roethlisberger의 자신의 전설에 또 한 장을 써내려갔다. 2004년 이후 17번이나 4쿼터 역전승을 일궈낸 Roethlisberger는 오늘도 미스터 클러치임을 보여줬다. 37초전 Roethlisberger의 자로 잰듯한 정확한 패스를 Santanio Holmes가 예술적으로 잡아내며 재역전에 성공했다. Joe Montana to Dwight Clark의 일명 "The Catch"는 이제 이 패스로 대체되어야 할 것이다. 최소한 전편보다 나은 속편인 "The Catch II"라는 명칭이 어울린다.



The Catch II

The Catch II






Arizona는 Kurt Warner와 Larry Fitzgerald의 맹활약이 돋보였다. 경기는 졌지만 Warner는 맹활약하며 St. Louis 시절 위력을 보여줬다. 한물 간 선수라는 퇴물에서 다시 정상으로 완전히 재기에 성공했다. Larry Fitzgerald도 4쿼터에 연속 2개 터치다운을 잡아내며 왜 자신이 Randy Moss나 Terrell Owens를 제치고 NFL 올해 최고 Wide Receiver로 인정받는지 확실하게 보여줬다.



그럼에도 Ben Roethlisberger의 눈부신 활약에 가려졌다. Roethlisberger는 Peyton Manning이나 Tom Brady, Drew Brees처럼 엄청난 패싱 야드를 쌓는 등 화려한 패싱은 떨어지지만 팀을 승리로 이끄는 능력은 이제 John Elway 수준에 접근하고 있다. 2004년 이후 최다 역전승을 이끌어냈고 데뷔후 5년동안 최다승 기록도 갈아치웠다. 이날도 수차례 Arizona 패스 러셔들의 손아귀를 벗어나서 시간을 벌며 리시버들에게 정확한 패스로 팀을 위기에서 구해냈다. John Madden이 계속 언급했듯이 패스 러시를 피해 죽은 듯한 암흑에서 빛을 찾아 무언가를 만들어내는 능력은 가히 최고다. 마치 끝까지 포기하지 않는 남자. 불꽃남자다.




이제 관심사는 Chiefs가 누구를 감독으로 영입하는지에 쏠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