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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 1. 11. 16:25 - rockchalk

Albert White를 위한 변명



트랙백 : <프로농구> 전자랜드 외국인 선수들 '매너 실종' (연합뉴스, 김동찬 기자)

단도직입적으로 말해서 Albert White는 세간에 알려진 것만큼 성질 더러운 인간이 아니다. 오히려 누구보다도 인간적이고 쿨하다. 믿기 힘들지도 모르겠지만 White는 코칭 스태프 포함하여 팀 동료들에게 평판이 좋다. 농구 실력 때문이기도 하고 털털한 모습 때문이기도 하다. 팀 내 선수들 중 White랑 농담 따먹기 안 해본 사람이 없을 정도로 편하게 대한다.

물론 White에 대한 오해가 생기는 이유는 알고 있고 나도 White를 겪어보기 전까지는 화면을 통해 그리고 주변의 이야기를 통해 White에 대한 편견을 가지고 있었다. 그러나 같이 생활하자마자 모든 편견은 순식간에 사라졌다. 올해 팀에 합류한 김택훈 선수도 White가 이렇게 쿨한 줄은 전혀 몰랐다고 했다.

남탓하기 바쁜 모 선수나 조언을 가장하여 자기한테 편하도록 팀원에게 지시했던 모 선수와는 달리 White는 팀원들에게 진심 어린 조언으로 팀원들에게 도움을 주려한다. 연습 과정에서도 경기 중에도 코칭 스태프와 소통하며 팀 전력에 도움이 되려 노력한다. 모 선수가 끊임없이 팀 동료를 비난할 때도 White는 옆에서 한국 선수를 변호하려 노력한다. White는 팀이 아무리 져도 단 한번도 코트에서 동료를 비난하거나 탓한 적이 없다.

얼마 전 프론트에 근무하는 분이 부친상을 당하셨다. White는 비록 조문을 직접 가진 않았지만 위로의 말을 전달해달라는 부탁을 하는 것을 잊지 않았다. Halloween 때는 숙소에 있는 모든 방에 초콜릿과 사탕이 담긴 봉지를 문걸이에 걸어두는 깜짝 이벤트로 선수와 스탭을 감동시켰다.

White가 코트 안에서 흥분하는 이유는 심판 판정에 대한 불만 때문이다. 한국선수들은 살짝 건드리기만해도 파울이고 자신은 코뼈가 주저앉아도 광대뼈에 팔꿈치를 맞아도 팔에 상처가 나도 파울을 안 불어준다는 것이다. White는 용병들의 몸싸움을 용인하는 것도 좋지만 그런식으로 하다가 다치면 누가 책임질 것이냐고 묻는다. 심판 판정에 너무 예민하게 반응하지만 그의 입장에서 일리 있는 말이다.

가장 최근 벌어진 사건은 전적으로 White의 잘못이다. 이에 대해서는 변명의 여지가 없다. 팀이 연패하다보니 짜증났는데 백인선이 파울하는 과정에서 얼굴을 쳐 순간적으로 화가 폭발했다. 다음 날 연습 때 팀원 모두 모여있는 자리에서 자신이 잘못했다고 사과했다. White는 자신이 잘못했을 경우에는 항상 사과한다. 이전에 월급 송금 문제 때문에 연습을 30분 정도 늦은 적이 있었는데 그때도 연습 끝나고 미안하다며 팀원 전원에게 사과했다.

모두가 알아야 할 것은 코트에 보이는 모습이 그 사람의 전부가 아니라는 점이다. White가 코트에서 보이는 것처럼 악동이 아니듯 코트에서 말썽 안 부리는 것처럼 보이는 몇몇 선수는 실제로 매너가 좋은 것은 아니다.

2년 전 전자랜드 통역을 맡았던 분은 "화이트에게는 하나라도 더 해주고 싶었다."고 했다. 나도 마찬가지다.


P.S. 위 내용과는 상관없지만 Albert White와 Lee Benson은 전혀 불화가 없다. 너무 친한 것이 탈이라면 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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