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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 10. 26. 00:41 - rockchalk

KBO, 무승부를 없애라

코리안 시리즈에서 벌써 2번째 무승부가 났다. 한번이라면 귀엽게 봐줄수도 있지만 두번이나 그것도 연속으로 벌어지니 황당하기 짝이 없다. 메이저리그에서 접전이 벌어지니 모방하려고 인위적으로 조작하는 것이 아닌가하는 의구심이 들기 시작한다.

무승부는 접전의 또 다른 이름일 수 있다. 양팀이 얼마나 용호상박이면 승부가 갈리지 않겠는가? 연장전까지 경기가 이어지니 얼마나 치열했겠는가? KBO의 입장에서는 이보다 좋을 수 없다. 1승2무1패니 5차전에 대한 관심이 증폭될 것은 자명하다.

그러나 팬들은 무승부를 원치 않는다. KBO는 이제 무승부를 규정집에서 삭제해라. 팬들은 단순히 치열한 접전에 환호하지 않는다. 그들은 접전 끝에 쟁취한 짜릿한 승리를 원한다. 아무리 치열해도 승부가 나지 않는다면 스포츠팬으로서의 희열을 느낄 수 없다. 접전 끝에 승리를 건졌을 때만 맛볼 수 있는 쾌감과 반대로 패자의 아쉬움이 사람들을 스포츠에 빠지게 하는 매력이다.

메이저 리그에서는 친선경기에 불과한 올스타전에서 승부를 안 냈다고 팬들의 원성을 산 적 있다. 그런데 한 시즌 최고의 팀을 가리는 코리안 시리즈에서 승부를 안 내는 것은 팬들을 욕구불만 상태로 만드는 처사다. 무승부는 세상에서 스포츠팬을 가장 맥빠지게 한다.

KBO가 야구 경기에 시간 제한을 둬 무승부를 만든 이유는 위에 있는 어르신들이 퇴근시간 미뤄지는 것을 싫어하기 때문일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