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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 10. 21. 23:18 - rockchalk

뉴욕 돈키스 무너지다!



영웅은 항상 의외의 곳에서 출현하는 법이다. 시리즈 내내 부진했던 Johny Damon이 누가 만루홈런을 포함해 홈런 2개 6타점을 때려낼 줄 알았던가? 그것도 근 10년간 가장 중요한 경기에서 말이다. Mike Bellhorn이 6차전에서 승부를 가르는 3점짜리 홈런을 때리고 7차전에서 데릭 로우가 호투하기에 스포츠는 끝까지 긴장을 늦출 수 없다. 스포츠를 이래서 안 볼래야 안 볼수가 없다. 드라마와 같은 시시하고 뻔한 결말이 스포츠에는 없다.

뉴욕 돈키스가 오프시즌에 막대한 돈을 들여 영입한 선수들이 하나같이 뻘짓을 해 더욱 통쾌한 승리였다. 이번 시리즈 역전승은 보스턴만의 승리가 아니라 양키스의 재벌식 막무가내 세력확장에 치를 떨어온 모든 이들의 승리다.

Kevin Brown은 시즌 막판 감정을 주체하지 못하고 자해소동을 일으키더니 결국 7차전에서 2이닝도 버티지 못하며 패배의 전주곡을 연주했다. 그의 뒤를 이은 것은 돈키스의 투수진 세대교체 주역으로 영입한 Javier Vazquez였다. 돈키스가 그에게 돈을 뿌린 것에 대한 보답으로 그는 Johny Damon에게 만루홈런을 허용했다. 그것으로도 모자라 Damon의 다음 타석 때 또 홈런을 선사했다. 양키스가 자신에게 쳐바른 돈으로 불우이웃 돕기를 하듯이 승리를 시리즈를...역사를 헌납했다.

타선 보강을 위해 역시 돈주고 사온 A-rod와 Gary Sheffield역시 물방망이를 과시했다. 4연패하는 동안 A-rod와 Sheff는 도합 26타수에서 안타를 3개밖에 치지 못했다. 3차전까지는 불방망이였던 점은 인정하지만 ALCS에서 3승하려고 그들에게 돈을 쳐바른 것은 아니다.

A-Rod는 6차전에서 글러브 때리기 소동까지 일으켜 깔끔했던 이미지에 큰 타격을 입었다. 역시 돈이 사람을 버리는 것인가? 그렇게까지 하지 않아도 정정당당하게 이길 수 없을것이라는 불안감이 머리를 스치고 지나갔나보다. 그럴바에는 합법적인 방법으로 차라리 커트 실링의 발목을 시험했어야지...게다가 경기 끝나고 나서의 변명은 더욱 가관이었다. "심판들이 앞으로 모이지 않았으면 좋겠다. 그들이 모이면 항상 양키스에 불리한 판정을 한다." 며 억지를 써가겨 투정 부렸다. 그럼 애초에 양키스를 가지 말고 텍사스에 남던가....

그럼에도 마음 한 구석에 자리한 찝찝한 기분은 남아있다. 그것은 보스턴 역시 돈지랄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다는 것이다. 양키스를 이겨줬기에 참아주지만 보스턴도 본질적으로 제2의 양키스다. MLB는 그 안에 메이저와 마이너리그를 통합해서 리그를 운영하는 것 같다. KC와 같은 마이너 팀에서 Carlos Beltran을 키우면 정작 열매는 돈키스나 보스턴이 따먹을 것이다.

그리고 양키스가 이대로 무너질 것도 아니다. 내년에 돈을 더욱 더 쏟아부어 확실하게 재무장할 것이다. 랜디 존슨 영입에 소극적으로 임한 것을 후회하며 상기한 Beltran을 비롯한 자유계약 시장의 대어의 눈앞에 돈을 흔들어댈 것이다. (Beltran이여 양키스에 가지 마라. 돈에 현혹되어 더 큰 것을 잃지 마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