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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 3. 3. 13:21 - rockchalk

Maurice Cheeks 해임 유감

하승진이 입단한 Portland Trailblazers가 Maurice Cheeks 감독을 해고하고 Kevin Pritchard를 임시 감독으로 임명했다. 나한테는 희비가 교차하는 소식이다. 88년도 Kansas의 우승멤버인 Kevin Pritchard가 임시로나마 NBA감독이 된 것을 진심으로 축하하는 만큼 내가 NBA에서 가장 존경하는 사람 중에 하나인 Maurice Cheeks의 해임 소식은 안타깝다.

Maurice Cheeks를 좋아하게 된 것은 2003년도 Dallas와의 플레이오프에서 미국 국가를 부르기 위해 초대된 꼬마를 도와준 것을 보고 나서부터다. Portland에서 미래의 스타를 발굴하는 이벤트를 통해 선발한 13살짜리 여자 아이가 미국 국가를 열창하는 도중에 긴장한 나머지 갑자기 가사를 잊어버려 당황하고 있었다. 플레이오프였으니 전국에 생방송 됐을 가능성도 높은데 그야말로 전국적인 망신을 눈 앞에 뒀다. 그 순간 아이의 머리 속 복잡한 심경은 상상도 안된다. 이때 Maurice Cheeks가 옆으로 나가서 도와줘서 여자아이는 무사히 노래를 끝마칠 수 있었다.

백문이 불여일견이다. 직접 보시라.



Maurice Cheeks & Natalie Gilbert


내가 스포츠를 보면서 가장 가슴 찡했던 장면 중에 하나다. Cheeks의 행동에 감명받아 관중석에 있던 모든 사람들이 혼연일체되어 국가를 부르는 것도 멋있다. 미국 스포츠가 부러운 것은 그 규모도 실력도 아니고 상품성도 아니고 이런 인간적인 스포츠인들 때문이다.

Cheeks가 감독으로서 책임을 못했다고도 할 수 있지만 Portland를 지켜본 사람들이라면 알 것이다. 감독보다는 프런트를 다 갈아치워야 했다. 이미지를 개선하고자 부단히 노력했던 구단이 이런 멋진 감독을 해고하고 Darius Miles 따위의 선수들을 계속 계약하는 이중적인 처사를 이해할 수 없다. 또한 Cheeks에게 조금이나마 양심적인 죄책을 느꼈다면 해고하지 말고 사임할 수 있는 기회를 줬어야 한다. 형식이 뭐 중요하겠냐마는 이번 일의 모양새 때문에 Portland 프론트는 얼굴에 먹칠했다.

Cheeks는 사실 지금쯤 Philadelphia에서 Iverson과 Webber를 데리고 플레이오프에서 Pistons와 Heat를 대적할 고민을 하고 있을 때여야 했다. 작년 Philadelphia의 감독직이 공석이었을 때 76ers는 자신의 자식과 다름없는 Cheeks를 1순위로 상정했다. 그런데 Portland가 Philadelphia가 Cheeks와 협상을 벌이겠다는 제안을 일언지하에 거절해서 무산되고 76ers는 Jim O'Brien으로 대신 자리를 채웠다.

Cheeks는 아직도 NBA에서 높이 평가받는 감독 중에 하나로 다른 구단에서 감독을 다시 맡을 것이 확실시 되고 있다. 그때 Portland는 분명 후회할 것이다.


덧.
우리 나라에서 저런 일이 벌어졌다면 어땠을까 생각해본다. 아마 다음 날부터 전국 모든 초등학교에서 애국가 교육이 실시되지 않았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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