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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 2. 3. 17:12 - rockchalk

2005 KBL 신인 드래프트 리뷰

프로스포츠 드래프트는 팬들이 가장 관심갖는 이벤트 중 하나입니다. 어느 팀이든 전력보강을 하길 원하고 드래프트는 가장 직접적이고 광범위한 전력보강이 이루어지는 날입니다. 자유계약은 모호하지만 달리 드래프트는 일시가 확실하기 때문에 이목이 집중됩니다. 또한 자유계약이 몇몇 팀만 관련된 국소적인 사건인 반면 드래프트는 모든 팀이 참여하는 메가이벤트입니다.

드래프트 중에서도 KBL드래프트가 가장 재밌습니다. 직접 내 두 눈으로 지켜본 선수들이기 때문입니다. NBA드래프트나 NFL 드래프트의 스케일이 훨씬 크지만 그 선수들은 남의 눈으로 작성한 스카우팅 리포트에 의존해야하기 때문에 '진짜 재미'는 반감됩니다.

올해 KBL 드래프트에 참가한 선수들은 각별한 의미를 지녔습니다. 이들은 처음 아마농구를 직접 보기 시작할 때 1학년 선수들입니다. 즉, 대학 4년간 그들의 플레이와 발달 과정을 오랫동안 지켜본 선수들입니다.

팀별 드래프트 촌평
*괄호안 숫자는 전체 순위

1.KTF - 방성윤(1), 박상기(20)
방성윤 1픽에 대해 말이 많습니다. 자격 문제는 KBL이 알아서 해결할 일이라 언급하지 않겠습니다. KBL의 행정력 부재는 논문을 써도 모자랍니다.

실력만으로 보면 당연한 선택입니다. 브라이언 킴의 능력을 높이 평가하는 사람들도 있고 잠재력은 방성윤 이상일지도 모르지만 검증 면에서 방성윤을 따라올 수 없습니다. 대학시절부터 국가대표로 뛰었고 군대도 면제받았습니다.

박상기는 KTF의 포인트가드 문제를 보강하기 위해 선발했습니다. 순위를 생각하면 좋은 판단입니다. 능력은 평범하지만 열심히 하는 선수입니다. 잘하면 제2의 정락영이 될 수도 있습니다.

평점 : A

2.모비스 - 김효범(2), 이승현(19), 정세영(22)
브라이언 킴의 운동능력은 대단합니다. 하지만 운동능력이 전부는 아닙니다. 성격, 팀 융화 능력 등 전반적인 면이 베일에 가려져 있는 만큼 확실하게 파악된 방성윤을 넘기에는 부족했습니다. 프로에서 실력으로 방성윤을 넘을 수 있을지는 두고 봐야 합니다.

이승현과 정세영은 포스트 보강을 위한 시도입니다. 둘 다 팀에 크게 기여할 선수들은 아니지만 그래도 이승현보다는 정세영이 팀에 도움될 수 있습니다. 부상에 너무 시달려서 대학시절 별로 성장하지 못했지만 중거리슛도 괜찮고 기동력도 있습니다.

평점 : B+

3.SK - 한상웅(3), 김일두(6)
리차드 한. 전혀 본 적 없으므로 언급하기 힘듭니다. 얼마나 잘하는지 모르겠지만 트라이아웃을 본 사람들이나 감독들의 평가에 따르면 A급 선수는 아니었던 것 같습니다. 그럴바에는 차라리 안전하게 검증된 정재호를 뽑는 것이 나을 뻔했습니다.

정재호를 안 뽑은 SK의 점수를 깎아내리지 않는 것은 김일두를 뽑아서입니다. 김일두는 용병에게 밀리지 않을 선수 중 하나입니다. 힘이 장사고 배짱과 자신감이 있습니다. 거기다 슈팅력도 좋아져 이제는 3점슛까지도 잘 넣습니다. 2001년 영맨 선수권대회에서 유일하게 외국 선수들을 상대로도 자신의 실력을 유감없이 발휘한 선수입니다. 업그레이드 백인선 정도라고 보면 되겠습니다.

평점 : B+

4.SBS - 김광원(4), 김지훈(17)
전세계 프로스포츠 사상 역대 최악의 픽입니다. Sam Bowie, Ryan Leaf, Brien Taylor, 지연규, 송영진 다 저리 가라입니다. 개인적인 드래프트 보드에 따르면 김광원은 아무리 잘해야 13번이었습니다. 용병이 있는 한 끽해야 후보인 센터를 전체 4번으로 뽑는 . 차라리 김일두를 뽑아서 센터를 시키는 게 낫습니다.

김지훈이 김광원보다는 좋은 선수입니다. 폭발력은 없지만 성실한 플레이를 선수입니다.

평점 : F


5.전자랜드 - 정재호(5), 김원(16)
해외 교포들의 드래프트 참가로 가장 득을 봤습니다. 양동근 이상의 임팩트를 줄 수 있는 선수입니다. 수비는 양동근이 훨씬 좋지만 공격력은 정재호가 월등합니다. 포인트가드로서의 조율이 정재호에게는 성공의 관건입니다. 경기 운영의 묘를 터득하고 타 선수들을 조율하는 능력을 키운다면 성공할 수 있습니다. 못해도 전형수입니다.

김원에 대해서는 딱히 언급할 것이 없습니다. 부상에 많이 시달려 명지대에서도 정기적인 출전시간을 얻지 못했습니다.

평점 : A

6.LG - 김승민(15), 김종완(18)
순번이 너무 낮아 팀에 도움될 선수를 뽑기는 힘들었습니다. 황성인을 주고 전형수+김일두를 준 격이 된지라 그 트레이드는 LG가 많이 손해 봤습니다.

김승민은 믿을만한 슈터입니다. 릴리스가 정말 가볍고 깔끔합니다. 하지만 3점슛 외에 달리 공격할 줄 아는 것이 없고 프로에서 수비할 수 있는 스피드가 부족해 경기에 얼마나 출전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입니다. 김종완 1학년때부터 연세대에서 많이 출전했지만 성장은 별로 못했습니다. 상대 빅맨 수비전문 선수로 클 수도 있습니다.

평점 : C

7.삼성 - 서동용(7), 김동욱(14)
두 선수의 순번이 바뀐 감이 있지만 잘 뽑았습니다. 서동용은 3점슛이 괜찮은 선수입니다. 하지만 슈터에게 바라는 폭발력이 부족합니다.

삼성이 주목해야할 선수는 김동욱입니다. 농구에 집중하고 정신만 차리면 방성윤급 선수로 성장할 수도 있습니다. 방성윤만큼의 슈터는 되지 못하겠지만 제2의 현주엽이 될 수도 있습니다. 리바운드 장악력 좋고 패싱능력도 있습니다. 하지만 태도가 다소 불성실하고 개인 플레이를 지향하는 단점이 있습니다. 그에게 누군가 팀 플레이를 가르쳐 줄 수 있다면 (연대를 갔다면) 대단한 선수가 될 것입니다.

평점 : B

8.동양 - 정상헌(8), 윤지광(13), 추철민(28)
대단한 도박입니다. 정상헌이 마음 먹으면 이 드래프트 최고의 선수가 될 수 있습니다. 그의 능력은 감독들 사이에서도 널리 인정받았습니다. 방성윤보다도 높게 본 일선 지도자들도 있습니다. 하지만 엄청난 불성실함은 그의 잠재력을 죽였습니다. 열심히 운동하고 몸 만든지도 오래돼 그의 부활에 대해서는 회의적입니다. 워낙 천부적으로 뛰어난 선수라 프로에서 자신의 노력 여하에 따라 몸값의 단위가 달라진다는 사실만 인식시켜주면 잘할 수도 있습니다. 자기 능력을 다하면 김승현-정상헌으로 이어지는 백코트는 강동희-허재 이후 한국 최고의 백코트가 될 수 있습니다.

기왕 도박을 한다면 윤지광보다는 김동욱까지 지명했다면 더 좋은 선택이 됐을 것 같습니다. 박지현이 제대하면 포인트가드 천국인 동양이지만 추철민은 잘 키우면 백업으로 쓸만한 선수가 될 수 있습니다. 스피드가 부족해 수비 전문선수로도 쓰기 힘든게 아쉽습니다.

평점 : B

9.KCC - 강은식(9), 진상원(12)
신선우 감독은 알짜배기 선수들을 참 잘 골라냅니다. 대학에서 잘하는 선수가 있고 프로에서 통하는 선수가 있습니다. 강은식은 프로에서 통할 수 있는 선수입니다. 백인선보다는 조금 못하지만 비슷하게 팀에 도움줄 수 있습니다. 빅맨치고 정말 잘 달리고 중거리슛도 좋은 편입니다. 포스트업을 잘했다면 KCC에 정말 잘 어울리는 선수가 될 수 있었을텐데 그러지는 못해 아쉽습니다.

진상원은 연세대 선수답게 팀 전술에 잘 융화해서 자신의 역할을 소화할 수 있는 선수입니다. 딱히 잘하는 것은 없지만 못하는 것도 없습니다.

평점 : B

10.TG - 윤병학(10), 김영재(11), 임형석(30)
윤병학이 프로에서 통할 수 있는 득점력은 아니고 포인트가드 능력도 거의 없지만 백업으로는 대단히 좋습니다. 발이 빨라 수비전문선수로 요긴하게 잘 써먹을 수 있을 것입니다. 터보가드 김승기 정도라 생각하면 되겠습니다.

김영재는 부상에 너무 시달려 무릎의 폭발력을 완전히 잃었습니다. 신장을 감안하더라도 너무 굼벵이입니다. 안타까운 선수입니다. 임형석은 중대사랑일 뿐. TG의 중대사랑은 엄청납니다.

평점 : C+