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첫 원정 경기. Wayne Simien이 빠진 상태서 치른 전통명문 Kentucky와의 라이벌 전. 정말 관심가는 경기라 오랜만에 문자 중계로 경기를 지켜봤는데 그 긴장감이 장난이 아니다. 눈이 전혀 보이지 않는 상황에서 화면에 툭툭 올라오는 문자만으로 상황을 판단해야 하니 손에 땀이 더 많이 난다.
양팀의 극심한 슛부진 속에 어느 누구도 크게 앞서나가지 못하고 엎치락 뒤치락하다가 전반 막판에 Kentucky가 치고 나가 4점차로 앞서며 전반전을 마쳤다. Kansas는 그나마 자유투를 모두 성공시켜 경기가 더 벌어지지 않았다. 선수들이 파울이 많았던 것 빼면 원정에서 4점차로 뒤진 것은 만족스러웠다.
후반전 들어 Kansas가 Keith Langford와 Christian Moody의 3점을 바탕으로 치고 나갔다. Kentucky는 무리할 정도로 3점슛에 의존하는 플레이를 보이는데 하나 둘씩 들어가기 시작해 Kansas가 8점차까지 벌린 경기를 다시 접전으로 만들었다. 여기다 Kansas는 주전 센터이자 오늘 경기에서 가장 좋은 활약을 보인 C.J. Giles까지 5반칙으로 퇴장당하고 공격의 활로를 뚫어줘야할 Keith Langford와 J.R.Giddens가 극도로 부진하고 잇따라 턴오버를 범하는 등 흐름이 좋지 않았다. 억지로 어떻게든 어정어정 앞서 나가고는 있는 것이 신기했다.
Kentucky는 계속 3점으로 결정타를 날리려하지만 들어가질 않는다. 요리조리 큰 펀치는 잘 피한 Kansas는 자유투 등 잽으로 잘 방어했다. 그러다 경기 종료 30초전 터진 Michael Lee의 3점으로 승리를 확신하는 순간 곧이어 터진 Ravi Moss의 화답 3점으로 또 2점차 두께 살얼음판을 걸어야 했다. 20초 남기고 Kentucky는 파울 작전을 쓸 수밖에 없었는데 다행히 Aaron Miles가 자유투를 모두 성공시켰다. Kentucky의 3점이 실패하고 리바운드가 Michael Lee라고 뜨는 순간에서야 안도의 한숨을 쉬며 승리를 만끽했다. J.R. Giddens가 종료직전 자유투 두 개를 모두 깔끔하게 성공시켜 결국 65:59로 승리했다.
오늘은 Kansas role Player들의 승리다. Keith Langford, Aaron Miles, J.R. Giddens 모두 평소 이하의 컨디션을 보인 가운데 Christian Moody와 Michael Lee를 필두로한 나머지 선수들이 잘해줬다. 벤치가 깊다는 게 무엇인지 오늘 잘 보여준 것 같다. 여러 선수의 파울트러블로 고생했지만 벤치에서 끊임없는 인해전술을 펼 수 있었다. 작년 같으면 상상도 못할 일이다.
Wayne Simien 부재 테스트는 이제 무사히 마쳤다. 12일 Iowa St. 경기에는 복귀할 것으로 보인다. 11승 0패. Illinois나 UNC처럼 상대를 압도하지는 못하지만 매 경기 경험으로, 끈기로, 의지로 승리하는 모습에서 챔피언의 냄새가 난다.
덧붙임. 생각보다 더 난전이었다. Keith Langford는 뇌진탕으로 Christian Moody는 발목 염좌로 경기 막판에 출전하지 못했다. 주전 2명이 빠진 상황에서도 꿋꿋하게 잘 버텨준 선수들이 더 대견하게만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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