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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12.25 14:05 - rockchalk

유재학 감독의 2:2 수비법

지난 12월 12일 KBL최초로 통산 400승을 달성한 모비스 유재학 감독을 기리는 의미에서 유재학 감독만의 전매특허인 2:2 수비법 소개하고자 합니다.

KBL에서는 아웃 디펜스라 명명하는데 해외에서는 딱히 이런 수비법을 사용하지 않기 때문에 이름이 없거나 찾을 수 없었습니다. 픽앤롤 수비법 글을 찾아봐도 트랩, 다운, 쇼, 위크 등은 나와도 이 아웃이라는 픽앤롤 수비는 인터넷 어디에 찾아봐도 없습니다. 그만큼 유재학 감독만의 철학과 지도력으로 완성시킨 고유의 수비법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Out1

윙에서 2:2를 하면 모비스는 절대 베이스라인을 내주지 않고 무조건 공격수를 가운데로 몹니다. 이 수비의 기본 법칙입니다.

수비가 공격수를 한쪽으로 몰면 당연히 뚫릴 수 밖에 없습니다. 오른쪽을 막기 위해 오른쪽을 치우쳐서 수비하면 왼쪽으로 뚫리는 것은 자명하듯이 베이스라인을 차단하려고 하면 가운데를 내줄 수 밖에 없습니다. 따라서 이에 대한 팀 디펜스가 준비돼 있습니다. 공격수가 가운데로 드리블을 치기 시작하면 반대에서 시계 방향으로 로테이션이 진행됩니다.

Out2.png

5번의 임무

흔히 5번이 헷지를 해서 1번을 도와주지만 이 수비법에서 5번은 사실상 헷지를 거의 하지 않고 자기 공격수를 따라갑니다. 스크리너가 롤 혹은 팝할 때 찬스가 난다면 이는 순전히 5번의 잘못입니다.

위크 사이드 로테이션

1번이 돌파를 시도하면 반대는 시계 방향으로 로테이션이 발생합니다. 겟 투(Get Two : 순간적으로 한 수비수가 2명을 중간에 위치해서 둘 중에서 패스를 받는 공격수한테 로테이션 가는 것) 개념 없이 무조건 시계 방향으로 4:4 스위치라고 생각하면 됩니다. 1번이 가운데로 돌파를 하면 4번이 페인트 존에서 혹은 더 적극적이라면 자유투라인까지도 미리 올라가서 스위치합니다. 4번 수비수가 스위치를 나가면 3번(코너 수비수)이 로포스트로 내려와서 이를 커버합니다. 그리고 마찬가지로 2번(윙 수비수)는 코너로 내려갑니다. 1번은 가운데로 몰면서 자기 공격수를 쫓아가는게 아니라 바로 윙에 있는 공격수한테 달려갑니다.


장점

(1) 로테이션을 보기 힘듭니다. 보통 로테이션은 시야 전방에서 이루어지기 때문에 보면서 빈 곳으로 패스하면 됩니다. 이 경우는 로테이션이 등 뒤에서 이루어지기 때문에 비어있는 줄 알고 무심코 패스하면 스틸입니다.


(2) 2:1 상황이 안 납니다. 2:2 수비는 공을 가진 선수에게 수비수 2명이 붙어야 하는 순간이 꽤 깁니다. 하지만 이 수비는 사실상 스위치 수비지 도와주고 돌아가는 수비가 아니기 때문에 로테이션만 타이밍이 맞고 유기적으로 된다면 어디에서도 찬스가 나기 힘듭니다.



단점 

(1) 복잡한 조직력. 딱 봐도 로테이션이 복잡합니다. 2명이 공을 수비하는 동안 나머지 3명이 지키는 수비가 아니라. 4명이 동시에 로테이트를 해야 합니다. 한 두 명이 아니라 4명이 동시에 같은 상황판단을 하고 타이밍을 맞춰 움직여야 하고 한 명이라도 이를 못하면 수비는 무너집니다.

(2) 가운데를 내준다. 코트 가운데에서는 모든 각으로 패스 길이 생기기 때문에 수비 입장에서는 이를 최대한 꺼립니다. 그런데 이 수비에서는 의도적으로 가운데로 몰아갑니다. 이때 조직력이 조금이라도 흐트려지면 쉬운 득점으로 이어질 수 밖에 없습니다.

(3) 미스매치 발생. 4:4로 로테이션을 돌기 때문에 당연히 미스매치가 발생합니다. 2:2에서 득점을 막더라도 2:2 이후에 생긴 미스매치로 인해 수비에 부담이 됩니다.


공략

(1) 반대 스페이스를 넓게 벌립니다. 어떤 공격도 마찬가지지만 반대 스페이싱이 나쁘면 수비를 깰 수 없습니다. 2:2를 할 때 반대 윙, 코너, 그리고 한 명은 로포스트로 커팅합니다. 특히 윙에 있는 선수는 탑쪽으로 오면 수비의 로테이션 거리를 짧게 만들어주기 때문에 반드시 최대한 윙으로 넓게 포진해야 합니다. 이를 지키지 못할 때 보통 스틸을 많이 당합니다.

(2) 페인트존 적극 공격. 볼 수비수와 로우에 있는 수비수가 스위치하는 동안 잠깐 틈이 생길 때 중거리슛 기회를 활용합니다. 문태종처럼 2:2가 가능한 장신 3번이라면 골밑에서 오펜스 파울만 조심하면서 마무리를 하도록 합니다. 이 수비법은 한국 선수들이 페인트 존에서 공격이 소극적인 점을 감안했기 때문에 적극적으로 공격하지 않으면 당합니다.

이 영상에서 강혁이 돌파할 때 임효성과 이한권이 윙과 코너에 잘 포진했습니다. 그리고 로포스트로 컷하는 이현호가 코너로 로테이트 나가야하는 김동량을 스크린해서 이한권에게 오픈 3점슛이 생겼습니다.

서두에 썼지만 이 수비법은 KBL에서만 볼 수 있다. 여러 가지 단점이 있어서 해외에서 사용하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KBL에서 성공적인 전술로 자리 잡은 것은 그만큼 유재학 감독이  KBL선수들의 특성을 잘 파악하고 있고 이만큼 복잡한 조직력을 갖추도록 팀을 훈련시킬 수 있는 강한 지도력을 지녔음을 방증합니다.

 

P.S. 이 수비법은 유재학 감독이 사용하는 여러 2:2 수비법 중에 한 가지로 경기 내내 이것만 사용하지는 않습니다. 다른 수비법들은 타팀과 타리그에서도 보편적으로 사용하기에 유재학 감독의 색깔을 볼 수 있는 이 수비법을 소개하는 것이지 이것만 사용한다는 오해는 없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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