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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 1. 5. 10:34 - rockchalk

2014 AFC Wildcard Kansas City Chiefs @ Indianapolis Colts

전날 Rany Jazayerli의 그랜트랜드 포스트를 보고 캔자스 시티 스포츠팀들의 팬으로써 지난 25년간의 고난을 곱씹으면서 잠들었다. 이게 복선일 줄은 몰랐다. 2주 전에도 콜츠한테 대패했던지라 큰 기대는 안했다. 기대할수록 실망도 크기 때문이다. 몇년 전부터 스포츠를 마음 편하게 보자는 주의로 바뀌었다. 우승이 전부는 아니다. 


아침에 일어나 NFL.com을 가보니 3쿼터인데 무려 38:17로 앞서고 있는게 아닌가? 아직 이긴건 아니지만 대반전에 깜짝 놀랐다. 바로 경기를 틀었는데 생각해보니 처음부터 볼 수 있었다! 이럴 줄 알았으면 중간 점수를 보지 말 걸 하고 바로 후회했다. 어쨌건 경기를 처음부터 보기 시작했다. 


첫 공격권에서 무난하게 터치다운. 하지만 2주전에도 첫 드라이브에서 터치다운을 한 후 무득점으로 묶여서 딱히 출발이 좋다는 생각은 안 들었다. 게다가 Jamaal Charles가 뇌진탕을 당해 경기에 다시 나설 수 있는지 없는지 알 수 없는 상황이었기 때문에 불안감이 증폭했다. The King of Sports를 지난주에 막 다 읽은 터라 풋볼에서의 뇌진탕의 위험성이 뇌리에 많이 남아있어 걱정이 더했다. 뇌진탕 당한 선수를 보호해야 하지만 Jamaal Charles 본인은 얼마나 뛰고 싶을지 이해는 갔다. 


데자뷰인지 2주전과 마찬가지로 바로 터치다운을 허용했다. 그 이후 두 공격권에서 공격이 너무나 무뎌보였지만 웬일로 빅플레이가 터졌다. Dwayne Bowe가 69야드 패스를 받아 필드골을 연결했을 때만해도 그 드라이브에서 그 플레이를 빼면 몇 야드 가지도 못했기 때문에 예외적인 상황이라 생각했다. 이게 끝이 아닐 줄이야. 연이어 빅플레이가 터졌다. Donnie Avery가 79야드 터치다운 패스를 받았고 수비에서 인터셉션에 이어 Alex Smith가 Johny Manziel를 연상시키는 Shovel Pass로 터치다운을 성공해 24:10으로 앞서나갔다. 


다섯 번째 드라이브는 Alex Smith의 개인기로 이끌어낸 득점이었다. Joe Montana나 Johny Mazniel을 보는 줄 알았다. 앞선 두 공격권과는 달리 빅플레이는 전혀 없었지만 야금야금 시간을 써가며 터치다운을 짜냈다. Alex Smith의 스크램블 능력을 저평가했나보다. 정규시즌을 보면 너무 급하게 달렸다고 생각했는데 오늘은 적극적인 러시와 패스러시 회피의 절정을 보여줬다. 최상의 수비는 공격이라 하지 않은가. Jamaal Charles가 이 경기에 더이상 출전 할 수 없다는 소식이 이 공격권 때 전해졌다. 더욱 더 시간을 끌어서 Andrew Luck을 앉혀둬야 했기 때문에 이 공격권이 소득이 많았다. 


하프타임 첫 포제션에서도 인터셉션을 했고 Alex Smith가 또 패스 러시 회피 능력을  Kniles Davis한테 멋진 패스로 터치다운을 성공시켜 38:10으로 앞서나갔다. Jamaal Charles가 있었다면 시간을 끌며 어떻게든 리드를 지킬 수 있겠다고 생각했겠지만 없었기 때문에 안심할 수 없었다. 게다가 상대는 제2의 John Elway라는 Andrew Luck이다. 이미 루키 시즌 때부터 여러 차례 기적적인 컴백을 보여줬다. 방심할 수 없다라고 생각했지만 진심은 질 수 없는 경기라 믿었다. 


이때부터 무너지기 시작했다. 후반전에 첫 패스를 인터셉트 당한 이후 승승장구하며 3쿼터에만 터치다운 3개로 21점을 쫓아왔다. 4쿼터 들어서도 바로 터치다운으로 10분을 남기고 41:37까지 쫓아왔다. 마지막 터치다운에서는 골라인에서 펌블을 유도했는데 하필 그게 Andrew Luck한테 가서 그걸 또 Luck이 터치다운으로 만들어버렸다. 여태까지 설마설마하다가 이제부터 심장이 쿵덕쿵덕 뛰기 시작했다. 칩스는 필드골을 하나 추가해서 44:38로 조금 숨통을 텄지만 앤드류 럭이 64야드 터치다운을 성공시켜 44:45로 역전시켰다. 믿을 수 없었다. 


NFL 플레이오프 역사상 두번째로 큰 점수차 역전패다. 콜츠와의 플레이오프 악연은 계속됐다. 96년 13승 3패했는데 콜츠한테 10:7로 졌고 04년에도 13승 3패였는데 콜츠한테 38:31로 졌다. 홈에서도 지고 원정에서도 지고 페이보릿일 때도 지고 언더독일 때도 지고 어떻게해도 안되나보다. 


그나마 어차피 언더독이나 이긴다는 기대를 안해서 위안이다. 이 정도면 올시즌 잘했다. 플레이오프도 간당간당한 전력이었지만 시즌 초반 운이 너무 좋아서 성적이 좋았다고 생각한다. 아예 대패안하고 이 정도나마 고맙기도 하다. 내년에는 리시버진 보강해서 시원시원한 패스 공격을 봤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