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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 6. 1. 17:23 - rockchalk

OKC Thunder vs. SA Spurs 서부 결승 3차전 감상평 - MAKE TIM DUNCAN BEAT US!

OKC를 너무 과소평가했나보다. 어떻게 해야 스퍼스의 공격을 막을 수 있을 거라고는 생각했지만 2차전 수비를 보면 도저히 그걸 해낼 수 있을거라는 생각이 들지 않았다. 그런데 예상과 달리 OKC가 외통수라 생각됐던 SA의 장군에 제대로 멍군해줬다. 


OKC의 전체적인 수비 전략을 한 줄로 줄이면.


MAKE TIM DUNCAN BEAT US!



OKC가 수비에서 구체적으로 어떤 변화를 줬는지 살펴보자.


1.매치업의 변화 

1,2차전에서 러셀 웨스트브룩이 토니 파커와 매치업했던 것을 바꿔서 Thabo Sefolosha가 파커를 매치하는걸로 바꿨다. 세폴로샤가 오늘 수비를 잘하긴 했지만 그보다는 웨스트브룩의 수비 부담을 덜어줬다는데 의의가 있다고 봐야한다. 


티아고 스플리터가 나오면 센터가 아닌 4번 주로 듀란트가 스플리터를 매치했다. 이는 스플리터가 2:2하러 갈 때 스위치 후 가드를 막기 편하게 하기 위함이다. 


2. 스몰 라인업 - 포스트업 유도

최대한 스몰라인업을 많이 가동시켜서 Spurs가 2:2가 아닌 포스트업을 하도록 유도했고 이는 던컨의 포스트업이 별 위력을 발휘하지 못함으로써 성공했다. 




3. 2:2 수비 전략의 변화

OKC는 2차전에서 롤 혹은 팝하는 스크리너한테 무리하게 로테이션하러 왔다가 슈터들한테 오픈슛을 너무 많이 주는 우를 범했다. 그러나 오늘은 이를 완전히 고쳐서 나왔다. 


2:2 수비법이 스크리너가 누구냐에 따라 2가지로 나뉘었다. 


첫째, 던컨이 스크리너일 경우. 던컨 수비자가 헬프를 하되 반대에서 던컨이 팝할 때 로테이션 오지 않고 슛을 준다.




영상에서 누누히 던컨이 팝할 때 로테이션 오려다가 마는 장면을 볼 수 있다. 이것이 OKC 수비의 2:2 수비에서 가장 근본적고 핵심적인 변화다. 던컨한테 슛을 맞더라도 나머지 선수들은 철저히 지키겠다는 뜻이다.







이 장면에서는 하든을 지켜보자. 2차전의 경우처럼 던컨이 팝해서 공을 잡았을 때 하든이 던컨한테 달려나갔다면 레너드의 덩크 혹은 코너 3점슛이었을 것이다. 그런데 자리를 잘 지킴으로서 순간적으로 발생한 2:1 상황을 잘 무마시켰다. 




이 장면에서는 웨스트브룩을 지켜보자. 파커가 던컨을 스크린을 타고 나갈 때 지난 경기 같으면 웨스트브룩이 던컨한테 달려나갔겠지만 지금은 자리를 지키고 있어서 파커가 코너로 패스할 때 잘 쫓아나가서 슛을 견제할 수 있었다. 비록 슛은 들어갔지만 훨씬 좋은 수비다.





둘째, 스플리터 혹은 다른 선수가 스크리너일 경우, 스위치 한다. 이때 파커나 지노빌리한테 최대한 뚫리지 않도록 하면서 외곽슛을 유도하고 돌파할 때는 옆에서 도와준다. 만약 스플리터를 포스트업 시키려 한다면 파울 사용하면서 1:1로 막고 도움 수비를 최소화한다. 



위에서 말한 매치업의 변화는 여기서 빛을 발한다. 콜리슨이 스플리터를 막아서 스위치 된 후 파커를 막는 상황을 방지하기 위해 애초에 듀란트를 스플리터한테 붙이고 스위치 시킨 후 듀란트가 파커를 막게끔 만들었다. 첫 장면에서는 파커가 듀란트 상대로 돌파를 시도했으나 듀란트가 잘 막았고 두 번째 장면에서는 파커가 돌파를 아예 시도하지 않았다.



전반적으로 스위치 된 이후 스퍼스의 대처가 좋지 않았다. 포스트에 볼을 제대로 투입도 못했고 외곽의 미스매치에서도 슛 몇번 들어간 것 외에는 턴오버도 많았다. 






셋째, 켄드픽 퍼킨스를 필두로 빅맨들의 1:1 수비. 2차전 끝나고 중계를 다시 보면서 자존심의 상처를 입었다는 퍼킨스는 아예 제대로 수비하려고 마음 먹고 나왔고 이는 화면에 잘 드러났다. 





두 번째 장면은 2:2에서 스위치 된게 아니라 수비 전환하는 과정에서 퍼킨스가 늦게 오는 바람에 지노빌리한테 매치된 상황이긴 하지만 여기서도 퍼킨스의 불타는 전의를 볼 수 있다.




이렇듯 수비를 성공하니 리바운드 잡아서 속공을 달려나가 자신들의 장기를 맘껏 펼칠 수 있어서 공격도 위력이 배가됐다. 



두 팀 간의 전술 대결이 점점 흥미로워진다. 오랜만에 이렇게 재밌는 시리즈, 단순한 한 경기가 아니라 경기마다 상대의 전술에 대응하며 전술을 변화하는 시리즈는 오랜만이다. 4차전에는 Spurs가 OKC의 수비에 어떤 파해법을 들고 나올지? 그리고 OKC는 수비에서 3차전만큼의 집중력을 보일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