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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 8. 26. 14:28 - rockchalk

Coach K, Duke 잔류

사람은 누구나 행복해지기 위해 산다. 행복이라는 것을 규정하는 것은 힘들지만 자신이 더 만족할 수 있는 삶이다. 삶의 만족이라는 것은 사람마다 다르다. 부와 명예를 거머쥐어야만 행복할 수 있는 사람도 있고 소소한 일상에서 행복할 수 있는 사람도 있다. 어떤 사람들은 안정을 추구하고 어떤 사람들은 도전을 좋아하기도 한다. 남의 인생의 결정에 대해 타인이 왈가왈부할 수는 없다. 사람의 개인적인 가치관과 신념에 따라서 선택이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코치K의 Duke 잔류의 결정에 대해 옳다 그르다고 따질 수는 없다. 단지 그것이 미칠 영향에 대해서 알아볼 수는 있을 것이다.



개인적으로는 코치K의 결정을 환영하는 바이다. 코치K가 NBA에 가서 얻을 이득보다는 손해가 훨씬 많다. 그는 더이상 검증할 것이 없는 감독이다. NBA에 가지 않는다고 해서 명예의 전당에 못가는 것도 아니다. 오히려 NBA에 가서 실패한다면 여태까지 거의 완벽에 가까웠던 자신의 농구인생에 큰 오점만 생길 뿐이다. 그가 NBA에서의 말썽거리들을 신경써야할 이유가 없다.



레이커스에 간다고 가정해보자. 레이커스의 현상황은 최악이다. 샤크는 떠나길 바라고 있고 코비는 재판 결과에 따라서 다시는 농구를 하지 못할 수도 있다. 팀은 노쇠하고 노장들의 뒤를 이어갈 유망주들도 없다. 필 잭슨마저도 떠난 팀이다. 물론 샤크 트레이드로 몇몇 유망주를 데려올 수 있지만 그것만으로 우승할 전력이 될수는 없다. 댈러스와의 트레이드가 가장 유력한데 LA는 노비츠키를 원하고 있지만 코비는 노비츠키와 같이 뛰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 설사 노비츠키를 데려온다해도 노비츠키+코비가 던컨의 샌안토니오나 가넷의 미네소타보다 나은 전력이 되지 않는다. 이번에 맥그레이디를 영입한 휴스턴보다도 못한 전력이 된다. 새크라멘토도 레이커스보다는 우위에 있다고 봐야한다.



더군더나 역사도 코치K의 편이 아니다. 대학에서 성공한 감독들이 NBA에서도 성공한 경우는 거의 없다. 릭 피티노가 보스턴에서 망했고 론 크루거, 팀 플로이드 등도 같은 배를 타고 침몰했다. 최근 스탠포드를 떠나 골든 스테이트 워리어스의 감독을 맡은 마이크 몽고메리감독의 판단을 부정적으로 바라보는 시선도 이 때문이다. NBA와 대학은 엄연히 다른 요소들이 존재한다. 플레이 스타일도 다르고 선수들을 대하는 법도 다르다. 더군더나 최근의 NBA는 선수들이 배가 불러 감독보다 높은 곳에 위치하고 있다. 선수들이 감독을 내쫓는 것이 현실이다. 코비가 언제라도 돌아서서 코치K라고 못 내쫓을것 같은가? 그것은 상상에 맡기겠다.



코치K가 듀크에 잔류한 것은 전체 대학농구를 위해서도 좋은 일이다. NCAA는 매년 듀크와 UNC의 라이벌로 매스컴의 집중 조명을 받는다. 양교의 역사와 전통이 맞붙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코치K와 딘 스미스라는 명장들의 대결이기 때문이다. 이제는 로이윌리엄스와 코치 K의 대결을 모두 기대하고 있다. NBA가 선수들의 리그라면 NCAA는 감독들의 리그다. 감독이 차지하는 비중이 매우 크다. 드와이트 하워드를 NBA에 뺏기는 것을 감수할 수는 있어도 코치K를 뺏기는 것은 감당하지 못할 것이다.



코치 K는 대학에 어울리는 감독이다. Duke에서 자신만의 왕국을 건설했다. 그 왕국을 버리고 새로운 왕국을 개척할 하등의 이유가 없다. 모든 고등학생들의 제1지망은 듀크다. 듀크는 NCAA의 뉴욕 양키스이며 NBA의 LA레이커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