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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 8. 24. 18:04 - rockchalk

리딤팀 vs. 스페인 결승전 후기

결국 미국 남자 농구 대표팀이 스페인 대표팀을 꺾고 우승을 차지했다. 그러나 그 길이 결코 쉽지만은 않았고 미국과 세계 농구의 격차는 점점 좁혀지고 있음을 알리는 경기였다.

오늘 경기는 마치 88년도 NCAA 토너먼트 파이널 경기였던 Kansas vs. Oklahoma의 경기를 연상시켰다. Oklahoma는 미국이고 Kansas는 스페인이다. 당시 Oklahoma는 압도적인 운동능력과 스피드로 상대를 프레스로 붙으면서 속공을 위주로 하는 팀이었다. 전문가들은 Kansas가 Oklahoma를 상대로 속공전을 펼치면 백전 백패라 주장했다. 그런데 Kansas는 경기 시작하자마자 오히려 속공을 하며 템포를 빠르게 가져갔다. 그리고 후반전에 템포를 다시 느리게 가져가면서 결국 이겨서 우승했다. 오늘 스페인도 미국을 상대로 전반전에 속공으로 맞선 뒤 후반전에 페이스를 죽이며 마지막에 승부를 노렸던 것 같다.

스페인은 좋은 경기를 했지만 결국 선수층의 상대적인 약세로 졌다. Ricky Rubio가 조금만 더 경험이 있고 득점력이 있었더라면 경기를 달라졌을 것이다. Rubio가 나갈 때마다 고전하고 점수가 벌어진걸 생각하면 스페인에 Rubio 같은 선수 하나만 더 있었더라면 충분히 이길 수 있었다. 최소한 Raul Lopez는 기용하면 안됐었다. 가드진이 안좋을 때는 아예 속공을 버리는게 어땠을까 싶다. 가드들이 디나이되자 빅맨들이 어설프게 공을 몰고 나가서 서두르다가 한 턴오버는 있어서는 안됐다.

지역방어를 더 썼더라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도 든다. 4쿼터 중반 미국이 작전타임을 부른 후 다시 나왔을 때 스페인은 그때까지 썼던 지역방어를 버리고 맨투맨으로 전환했지만 이것이 악수였다. 물론 코비가 어렵게 4점 플레이를 성공시킨 것을 감안하더라도 다소 아쉬웠다.

골밑 공략을 더 했을 수도 있다. Gasol 형제를 이용한 High-Low 플레이가 부족한 것도 아쉽다.


이전까지는 미국이 평범한 경기를 하고 상대가 최상의 경기를 해야 이기는 형국이었는데 오늘은 미국이 최상의 경기를 해서 스페인을 간신히(? 는 아닐지라도 힘겹게) 물리쳤다. 미국이 압도적인 운동능력으로도 리바운드에서 열세였다. 미국이 아니더라도 상대가 야투 60%에 3점 46%를 쏘면 이기기 힘들다.



빨리 미국판 해설경기가 떴으면 좋겠다. 미국 해설진은 경기를 어떻게 봤는지 궁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