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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 8. 2. 00:19 - rockchalk

[2007 아시아선수권 대회] 한국 vs 일본

오랜만에 본 정말 속 시원한 경기였다. 존스컵 때 보여준 경기력과는 확연히 다른 프로농구의 힘을 느낄 수 있었다.

가장 큰 차이점은 공격 방식이다. 존스컵 때 포워드 중심의 양궁농구를 했다면 오늘은 양동근, 김승현, 신기성이 무한 픽앤롤을 구사했다. 픽앤롤은 국제농구의 흐름이기도 하고 1:1 아이솔레이션을 통한 득점력이 약한 우리 선수들에게 최적의 공격방법이라 생각한다. 특히 경기 막판 일본이 자신들의 양궁농구로 우리를 위협했을 때 양동근이 보여준 온 파이어 모드는 KBL MVP의 모습이었다. 김승현도 초년시절의 재기발랄함에 노련함을 더한 농구를 선보였다. 신기성도 픽앤롤만 시켜준다면 얼마든지 국대에서 좋은 활약을 할 수 있다는 것을 증명했다. 양희종의 약한 공격력을 보완해줄 방성윤 같은 포워드가 아쉬울 때도 있었지만 KBL 정상급 가드 트리오가 포워드진의 빈공을 채우고도 남았다.

하승진과 김주성이 버틴 포스트진에 대해서도 칭찬을 아끼지 않을 수 없다. 하승진은 일본의 짝퉁 하승진을 압도했고 김주성 역시 수비에서도 공격에서도 팀에 안정감을 불어넣어줬다. KBL의 정상급 용병을 막아본 솜씨의 김주성은 수비에서 J.R. Henderson을 무난히 틀어막았고 공격에서도 틈틈히 중거리슛을 성공시켜 일본의 기세를 꺾었다.

경기에서 아쉬웠던 점은 여전히 하승진에게 최대한 골밑에서 공을 잡을 수 있게 하는 패턴이 없었다는 것. 하승진이 골밑으로 들어오는 타이밍을 제대로 못잡았기 때문에 반드시 패턴을 만들어서 하승진의 키를 살리는 공격법을 마련해야 한다. 김주성과 하이로우를 몇번 시도하긴 했으나 아직까지 호흡이 잘 맞지 않는다. 두번째는 이동준의 벤치 신세. 이동준은 한국팀에서 유일하게 포스트업으로 득점을 올려줄만한 재목인데 너무 기용하지 않았다. 김주성이 파울트러블에 걸렸을 때 잠깐이라도 출전시켰으면 좋을 뻔했다. 특히 오늘 김민수의 외곽슛이 들어가지 않았기에 더욱 이동준을 뛰게 했어야 하지 않았나 싶다.

일본의 경기력은 무엇 때문인지는 모르겠다. 용병제 때문일수도 있고 아닐수도 있고 여러가지 영향이 있으리라 생각한다. 한국 국가대표 농구팀에 있어서 용병제의 영향은 옥석을 가려줬다는 점. 용병들 상대로 살아남은자와 못살아남은 자가 극명하게 갈리면서 살아남은 더욱 강한 선수로 만들어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