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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 3. 23. 02:30 - rockchalk

Alfonso Soriano의 정당한 항거

지난 오프시즌에 Washington Nationals는 Texas Rangers와의 트레이드를 통해 2루수 Alfonso Soriano를 영입했다. Alfonso Soriano는 MLB최고의 공격형 2루수이나 수비는 최악이다. 공격력 덕분에 올스타에 4번이나 선발됐지만 지난 5년 연속 MLB 2루수 전체를 통틀어 최다 에러를 기록했고 그 중 4년은 수비율(fielding percentage) 꼴찌였다. Soriano의 타력만을 보고 영입했던 Nationals는 마침 Jose Vidro라는 걸출한 2루수가 있어 Soriano에게 외야수로 전향할 것을 강요했다. Soriano는 이에 반발해 경기에 출전을 거부했다.

여기서 핵심은 과연 구단이 Soriano에게 포지션 변경을 강요할 권리를 가지고 있는가다. 구단은 선수가 제공하는 서비스를 획득하는 것인가 아니면 선수 자체에 대한 권리를 가지고 있는 것인가? 개인적으로는 프로구단이라면 신인선발이 아닌 검증된 선수의 영입이라면 그 선수가 아니라 제공하는 서비스를 획득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번 사건의 책임은 Washington Nationals의 프런트에 전적으로 책임이 있다. 애초에 선수 의사를 확인하지 않고 영입한 것이 잘못이다. New York Yankees가 A-rod를 영입하기 전에 3루수 전향 의사를 안 물어봤을 것 같은가? Soriano는 자신의 정체성을 2루수라고 보고 있다. 2루수로서 더 많은 연봉을 요구할 수 있다는 개인적인 욕심 때문이라고 해도 그를 비난할 근거는 되지 않는다.


일부에서는 Cal Ripken이나 Alex Rodriguez가 그랬듯 진정 팀을 위해서라면 포지션 변경에 응해야한다고 주장한다. Soriano 때문에 MIchael Young은 기꺼이 포지션을 변경했다. 그러나 이들은 내야에서 포지션을 변경한 것이라 여전히 타력의 상대적 우위는 잃지 않을 수 있었다. 오히려 내야의 외야수 전향이라는 관점에서 봤을 때 Chuck Knoblauch의 경우와 비교해야 한다. Knoblauch은 외야수로 전향한지 3년만에 야구계를 떠나야했다. 주니치 드래곤스에서 외야수로 전향한 이종범도 머지않아 국내로 유턴해야했다.

구단의 요청에 불응한 선수는 Soriano가 처음이 아니다. Mike Piazza도 포지션 변경을 요구받았음에도 아직도 포수로 뛰고 있다. 포지션 변경 말고도 구단 요청에 응하지 않은 선수는 무수히 많다. 트레이드 거부에서부터 경기 중 지시 불응에 이르기까지 크고 작은 지시 불응은 많다.

Tang Hamilton에게 골밑에서 좀 더 터프하게 치고 들어가는 공격을 주문하지만 Tang은 페이드어웨이를 고집한다. 그는 그것이 자신의 스타일이고 자신이 잘하는 것이기 때문이라고 한다. Jay Humphries가 감독으로 있었던 시절 한국 선수들에게 변화를 주문했지만 강한 반대에 부딪쳤다. 프로베테랑에게 변화를 수용하게 만드는 것은 정말 힘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