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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 3. 19. 01:52 - rockchalk

[05-06] vs.Bradley (1 rou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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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번 시드에게 경기 내내 끌려다니다 77:73으로 패배해 1라운드에서 탈락하다. 예년 같으면 100일간 잠수여행에 돌입할 정도로 충격을 받았을 경기 결과다. 그러나 무덤덤하다. 나조차도 이렇게 무덤덤할 수 있다는 사실이 놀랍다. 아마도 경기를 직접 보면서 승리할 자격이 없음을 목격했기 때문일 것이다.

CBS를 통해 경기를 보면서 그렇게 실망스러울 수가 없었다. 시즌 중 경기에서는 그렇게 강한 압박을 하던 수비가 번번히 뚫려 가운데를 내줬다. 가운데를 내줘 헬프를 하게 되면 외곽에서 슛을 맞는 것은 물론이고 공격리바운드도 수차례 허용했다.

이런 수비보다도 더 실망스러운 것은 공격이었다. 특히 Russell Robinson은 책임지고 혼자 Kansas를 1라운드에서 탈락시키기 위한 미션을 받은 X맨이었다. 팀내 최다득점이고 최다 어시스트고는 다 필요없다. 이래서 스탯만 보고는 절대 판단할 수 없는 것이다. 내가 볼 잠시동안 내내 무리하고 빠른 공격을 일삼아 팀의 리듬을 흐트렸다.

올해 전자랜드에서 근무하면서 1승의 귀중함과 어려움을 깨달았기에 Kansas의 패배는 놀랍지 않고 오히려 당연하게 받아들여졌다. 대부분의 팬들이 강팀을 좋아하는지라 승리가 굉장히 쉬운 줄로만 안다. 그리고 지면 선수 구성이 약하거나 재수가 억세게 없었기 때문이라고 치부한다. 이 경기도 사실 Bradley가 슛발을 받고 Kansas는 컨디션이 지랄맞게 안 좋아서 졌다고 변명할 수 있다.

그러나 사실은 그렇지 않았다. 경기를 이기기 위해서는 분명 선수들이 해야할 일들이 있다. 좋은 팀에는 좋은 선수들이 있기 때문에 이기기도 하지만 좋은 선수들이 이기기 위해서 해야할 일들을 하기 때문에 이기는 것이다. Kansas선수들은 분명 자만했다. Texas를 이긴 자신감 때문에 눈이 멀어 Bradley라는 팀을 제대로 보지 못해서 이기기 위해 해야할 각자의 본분을 잊고 경기했다.

올해는 졌지만 미래는 밝다. Brandon Rush를 포함해 올해 주요 선수들 전원이 내년에 돌아올 것으로 기대되고 Sherron Collins와 Brady Morningstar라는 좋은 신입생들이 합류해 한층 더 강한 팀을 꾸릴 것이다.

북산 안선생님께서 그러셨다. 하루하루 성장하는 모습을 보면 더없이 즐겁다. Kansas아그들의 성장을 기대해본다.